바다를 즐겨 찾아 다니며 사진에 담아 왔다.
처음에는 그냥 좋아 바다와 어촌을 찍었는데
뭔가 허전하다.
변해가는 바다가 자꾸 보인다.
늦기 전에 내 마음의 바다를 모아 두자.
나는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고요한 바다가 좋다.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은
바다의 깊은 곳에는 고요함이 있고
바닷물이 물러서면 숨겨진 속살
더 넓은 갯벌이 보인다.
파란 종이 위를 고깃배가 그림을 그리고
바다 소리는 어부의 노랫가락 같다.
저 멀리 작은 섬
한 점이 보이고
그 너머에는 또 무엇이 있는지 …
멀리서 본 바다는 평화롭고 아름답다.
그러나
알고 보면 삶의 터전이자 풍요로운 바다는 치열하고 거칠며
도시화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의 공간이다.
나에게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찾게 되는 바다가 필요하다.
가슴 속에 숨겨뒀던 후회와 응어리를 다 쏟아내도 좋고
그 어떤 속엣말도 묵묵히 들어주고 포용해주는
넓은 품 같은 그런 바다를 그리고 싶다.